이곳은 경남 진주시 중앙시장.
4시 조금 지난 시각 이미 소형화물차량들이 줄을 서 있다.
직접 재배하거나 멀리서 받아 온 물건들을 새벽시장에 내려 놓고 있다.
예전에는 경운기도 한두대 보였는데...오늘은 못봤다.
머리속이 답답하거나 생각을 비우고 싶을땐 새벽시장을 권해본다.
바쁘게 돌아가는 장터를 보고 나면 잊고 있던 내면의 활력이 다시 샘솟다.
어떤 상품들이 나와 있을까?
메실 복숭아 오디도 보였다.
메실과 오디는 끝물로 접어 드는것 같고
복숭아가 새롭게 떠오르나 보다.
인물좋은 복숭아 잘 좀 찍어 달라고 하신다.
복숭아 알러지 심한분들은 북한이 동해로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뉴스보다
요 복숭아가 더 무서운 녀석일지 모른다.
입안에 침이 스륵 고인다.
자두가 이렇게 나오다니.
메르스에 너무 움추려 있었더니
계절을 잊었나보다. 새콤 달달 땡긴다...땡겨.
흠..... 직접 재배해서 파는듯 했다.
상자가 깊어서 30-40개는 넘게 보였는데
1박스 만원..개당 300원이나 되는지 모르겠다.
인건비나 나오려나.....
고구마 쭐구리도 장에 얼굴을 보였다.
어릴때 해봤던 줄기 까는것도 게임삼아 해보고 싶어진다.
잎쪽을 꺽어서 살살 내리 댕기면 보라빛 껍질이 벗겨지고
초록색 속살이 보였다.
촌에가서 몇줄기 꺽어다가 꼬맹이랑 해봐야겠다.
장터베네에서 500원짜리 마차를 사마셨다.
할머니가 주문을 도와주신다며 가능한 메뉴를 쭈욱 말씀해 주셨고,
나는 마차를 주문했다. 하지만 마셔보니 할머니께서 달달한 율무를
타 주신듯 하다. 고객이 되고나서 천원짜리 시락국밥 파시는분 아직 계시는지 여쭤 봤다.
아직 장사를 하신다고 한다. 좀 있으면 나오신단다. 가격이 한차례 인상되어서 1500-2000원일꺼란다.
오늘은 시락국밥을 맛보고자 한다.
바리스타할매를 뒤로하고 시장을 좀 더 둘러본다.
포구처럼 팔딱거림은 없지만
서부경남 최대 전통시장답게 어시장도 싱싱한 수산물로
상인들이 분주하다.
콩도 제철을 맞이 했나보다.
붉은거 얼룩이 이렇게 주문 하는걸 들었다.
망에들어서 잘 모르겠지만 껍질이랑 콩이 얼룩무늬인가보다.
부추다.
가느다란 것이 달달한 양념장에 버무려 먹으면
밥 한그릇 뚝딱일꺼 같다.
처가에 가면 첫 부추는 사위도 안 주는 거라고 하시며 주신다....
그럼 난 사위가 아닌가? 사위라면 줘도 안 먹었어야 되는거 였나....
소풀/부추/정구지 ...부추보다. 정구지나 소풀이 정겹다.
크기가 제각각으로 양파망에 든건 파종자라고 한다.
이걸 심으면 파가 난다고 한다.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인물들이다.
씨티100 또는 88을 롱바디로 개조해서 부지런히 상품을 날라주신다.
상자에 만원에 팔기도하고 소량은 3천원에 판매가 되고 있었다.
수미. 수미..... 수미칩에 수미감자다.
과거 동명의 여자분과 썸을 타보신 분이라면 감자만 봐도
설레일지 모르겠다. 나는 손이 떨려서 어떻게 표현을 못하겠다. ㅋㅋㅋ
시락국밥 아지매를 기다리며 장터를 계속 둘러봤다.
4인 기준에 5천원이라..... 맛도 궁금해 진다.
소고기국 파시는분에게 시락국밥을 기다린다고 하자.
그분 7시 30분은 되야 오신단다.....헉....
다른 상인들이 세팅이 끝나면 그때 등장하신다고 한다.
두시간을 더 기다려야되서...오늘은 미션을 포기하고
시장에서 유명한 해장국집에가서 소고기국밥으로 배고품을 해결했다.
아쉽다..... 위 국밥은 제일식당 국밥이다. 진주에서 유명한 집이다.
혼자 앉아서 음식을 기다리는데 같은 테이블 앞자리에
마치 오래된 여자친구인척 왠 아저씨가 앉아서 자연스럽게 주문을 하신다.
사진에 나오는 국밥이랑 깍두기가 전부이니 합석해도 서로 뺏어 먹을껀 없다.
이렇게 장이 서면 어떤분들이 새벽에 오실까 궁금했는데
마침 오는길에 우리집 앞에 앞에집 할머니를 만났다. 냅다 인사를 했다.
손수레를 가지고 시장에 가시는 길이였다.
아줌마에서 할머니로 ..30년을 알고 지냈다.
저를 보시곤 "아름답게 잘 컷다"고 하셨다. ㅋㅋㅋㅋ
가까이 새벽시장 마니아가 계신줄 오늘 첨 알았다.
돌아오는길에 안개가 살짝 낀 진주성도 한컷~
여기까지 진주중앙시장 새벽시장 구경기 였습니다.
7시 30분정도에 1500~2000원사이에 판매되는 시락국밥은 다음기회에 맛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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