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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완벽한 보이스피싱 차단


어머니의 완벽한 보이스 피싱 차단.

그렇다  그냥 전화기를 안 들고 다니신다.

서해바다 건너 대륙의 지하골방에서 헛기침하며 

목소리를 가다듬고 애타가 "여보세요"를 기다리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어머니는 그저 한없이 긴 발신음만 선물해 주신다.


사실 휴대전화가 있을 때랑 없을 때랑 변한게 없다.

평소에도 멀리 가실때면 미리 행선지를 알려주셨고

집으로 전화해서 통화가 잘 안되 집에 와보면 

동네 할매들이 목욕탕까지라도 찾아가서 아들 방문소식을 전달해 주시고

수분이 안되서 젖은 머리로 달려오셨다.

세종이 살아계셨다면 큰 상을 내리셨을 동네할매 파발마다. 


결속이 잘되어 있는 동네 할매 네트워크는 뭔가 일이 생겼을때 

그 위용을 더 크게 발휘한다. 

반경이 크지 않은 터라. 누구라도 아파서 

'악'소리라도 질렀다 싶으면 통영함에 납품된 고물 소냐보다

더욱 민감하게 할매들의 귀가 음파에 반응해서 서로 서로 챙겨보신다.


저녀석의 역활은 매시각 정각을 알려주고 

혹시나해서 전화를 걸어본 친인척의 전화번호를 액정에 남겨두는 삐삐역활이다.


요즘은 보이스피싱조직들도 잘안받는걸 아는지 그 마저도 뜸하다.

아마도 보이스피싱애들도 악성전화번호 리스트를 만들어서 서로 공유하지싶다.

이렇게 전화 안받는 번호가 30-40개 걸린다면 그들에게도 금쪽같은 1시간이 

발신음만 남기채 지나갈 수 있으니 말이다.  


여기까지 몇해 전 어버이날을 맞아 마련해 드린 손전화기 이야기 였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왜 나의 207번째 딱딱한 뼉따귀 마냥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것일까.

동네 할매들보다 나는 과연 무선통신의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일까?

이미  내머리속에는 굴지 통신사들의 세뇌같은 tv광고에 스마트폰 좀비가 되어 있는건

아닌지....    어버이날 맞이해서 동네 할매들에게 국수라도 한그릇 대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