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단풍든 잎을 몇 개 주워다가 벽시계 밑에 붙여줬다.
가을 9시 정각까지 2분 남은 듯 보인다.
일주일 정도는 가을을 더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진주시 이반성면에 위치한 경상남도수목원.
가을비가 대지를 촉촉을 넘어 철벙 철벙 적신 점심때 방문했다.
그래서인지 방문객이 적었다.
메타 길은 벌써 계절의 옷을 갈아입었고,
이제는 그 옷마저 바닥에 벗어던지고 있는 중이다.
빨간 단풍 우산 아래서 한 컷.
날이 맑았다면 불덩어리처럼 보였을거 같다.
태어나서 첫 단풍 구경 중인 2호기.
곱게 물들어서 어딜 봐도 예쁘다.
하나 쥐여줬는데. 먹는 게 아닌 걸 이내 알고선
표정이 어두워진다. 그래도 끝가지 쥐고 있었다.
보너스로 구경한 안개 덕분에
부지런하게 새벽에 구경 온 걸로 보인다.
다듬어 놓은 냇가 덕에 여름철구경도 기대가 된다.
동물 사육장으로 가다 보니 포토존도 있다.
입장료 어른 1500원이다.
전에는 산림박물관 입장 때 돈을 받았던 거 같은데
지금은 1500원 입장권으로 산림박물관은 무료입장이다.
박물관 리모델링을 해서 먼지 켜켜이 쌓여있던
전시물들이 반짝반짝하고, 화질이 구렸던 영상물들도
HD 급으로 재생이 되었다.
동물 사육공간이 쾌적해 보였다.
사람들 신경 안 쓰고, 데이트하는 사슴.
낮잠 자는 부엉이, 다람쥐 ... 종류가 많았다.
오소리는 사람이 그리웠는지 반가워하며 따라 움직였다.
방문 시 지도를 보면서 다닐 길을 먼저 정해보자.
간식과 음료수도 챙겨서 오자.
입구에 매점이 있지만, 준비한 음식에 비할게 못된다.
수목원 전체에 쓰레기통이 없으니, 회수용 비닐도 챙겨오면 좋다.
가을이 되면 길바닥이 하늘이 된다.
오직 가을에만 반짝이는 아스팔트 스타
타조와 말이 한집에 산다.
같이 살아서 식성도 비슷해졌는지
타조가 간간이 여물을 씹어 먹었다.
단풍에 노랑색은 은행나무가 담당한다.
선인장은 실내에서 자라고 있다.
많은 다육이들도 봤다.
요녀석도 단풍이 들었을까?
비 온 덕에 낙엽이 폭신폭신하다.
바스락 바스락 소리 대신 폭신함에 만족했다.
온실 방문.
여러 종류의 야자나무가 돔 형태의 지붕까지 뻗어있다.
눈에 확 띄는 극락조화.
세계사 책 이집트문명에 등장하는 파피루스.
쬐그마한 바오밥나무.
18미터씩 자란다는데 이건 묘목 수준.
하지만 모양만 봐도 바오밥인지 알아봄.
짧은 코스로 한 바퀴 하는데 한 시간쯤 걸렸다.
입구 매점에서 핫도그 하나 물려주고
산림박물관을 구경했다. 박물관 내에는 촬영 금지다.
평지나 구릉 수준을 걸으면서 단풍을 만끽하고 싶다면
11월이 가기전에 후다닥 방문 추천.
벽이 휑한데 좀 더 주워오는 건데 아쉽다.
방문한다면 기념으로 색이 곱게 든 잎사귀 하나씩은 챙겨서
베릉빠에 붙여두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2015 가을 정각 9시를 추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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